주저리주저리...
오후에는 1시쯤에 집에 와서 라면 끓여먹고 롤 한 판 하는 도중에 예식장에 다녀오신 어머니께서 오셨다.
알게 모르게 마음 한 켠에서 순간 불편해졌다.
조속히 게임을 마무리하려고 노력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되더라. 질것 같았던 승부는 승리로 끝났다.
안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앉았다. 왜 거기로 들어갔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앉아 있다보니 옛날 이야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어릴적 나에 대한 이야기... 대화 했던 것에 의미를 둔다
하루가 마무리 될 쯤에 공부를 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내일 더 열심히 하자는 마음을 갖도록 한다.
왜냐면, 공부 보다는 가족과의 대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학원과 야자... 남는 시간에는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머니는 가정주부로써 매일같이 집에서 가족들을 기다리시는데 아들이란놈은 가족과 대화할 틈도 없이 군대까지 가버렸으니...어떤 마음이셨을까 싶다. 여태껏 마음이 담긴 이야기는 풀어내지 못했던게 요즘들어 어머니와 둘이 남는 시간이 많아서 20년 가까이 마음 구석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이 아닐까. 공부는 자신이 시간 내서 하면 되지만, 대화는 상대방까지 맞추면서 이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아들이 대화는 응답하라1988가 생각난다.
선우 엄마랑 선우.
엄마들끼리 모였을때, 선우네 엄마는 선우를 통해서 아이들 사정을 이것저것 알고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정환이네 엄마는 모르고 있었던 것에 "우리 정환이는 그런 말 안하던데..."라고 말하며, 나중에 집에서 정환이한테 "엄마는 아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싶고 다른 아줌마들이랑 있을때 엄마만 모르면 창피하고 아들한테 서운해"라는 식으로 말하는걸 볼 수 있다.
우리는 살가운 아들과 무뚝뚝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들에 대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지 않았나 싶다.
선우엄마랑 선우가 대화하는 것을 따라하면 좋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환이면 뭐 어떻겠나^^
어떻든간에 사랑스러운 내 아들과 내 엄마다.
내일은 더 힘내서... 오늘 이루지 못했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